10.03.2021

영어를 공부하자 03 - 학습지가 Basic Grammar in Use가 된 썰에 관하여

학습지에 묘한 동경심이라도 있는 지, 일본어 공부시작하려고 할 때 그렇게 고민하고 그렇게 알아봤으면서 영어에서 다시 똑같은 짓을 또 한다.

역시 인간은 실수를 반복해...

그래도 이번엔 빠르게 훑어보면서 구몬 등의 어린이 학습지는 완전 배제했다. 아무래도 수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습지들이다보니 딱딱하고 재미가 없어졌다. 단계를 올라갈 수록 더더욱. 그래서 예전엔 알아보지 않았던 성인학습지를 알아봤다.



리얼클래스와 몇 성인 학습지들을 알아봤는데, 더 알아보면 인강에 전화영어까지 넘어가서 너무 알아볼 게 많아져서 딱 이렇게만 비교해봤다.

  •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영화의 한 부분을 학습하는 리얼클래스의 무료강의를 들어봤다. 유명한 애니메이션으로 시작을 하니 재밌긴 했는데... 가장 쉬운 난이도부터 잘 들리지 않는 연음 때문에 계속 돌려듣고 돌려들으면서 지치는 느낌이 들었다. 문장을 눈으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귀로 들으니 생략되는 발음도 많고 연음은 더더욱 많고, 반복해서 듣는다고 귀가 뚫릴 거 같지가 않았다. 거기다 1년 수강이라고 하니 1년안에 뭔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돈만 날리겠다는 생각에 접었다.

  • 그 다음으로는 일반적인 학습지들
    보통 1년 학습할 분량을 한꺼번에 택배로 보내주고 비용은 12개월 할부로 낸다. 월 2~3만원 정도의 그리 비싸지 않은 비용에 하루에 딱 1장씩만 하면 된다는 적은 분량, 모르는 부분은 수업도 들을 수 있게 인강도 있고.
    집에서 자체적으로 학원수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본인의 의지만 충분하다면 괜찮아 보였다. 예시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모든 학습지가 큰 글씨에 컬러풀해서 보기에도 좋아보였다. 인강도 평생무료라고 하니 혹시나 작심3일이 되더라도 몇 달후에 다시 처음부터 할 수도 있고...



그 중에 해본 적은 없지만 들어는 본 시원스쿨에서 내놓은 진짜학습지를 결제하려고 했었다. 구몬펜과 비슷한 시원펜으로 학습지를 터치하면 예문을 읽어준다는 게 매우 끌렸다. 거의 구몬의 성인판이라고 할까나.

그런데 아무리 할부라고 해도 몇 십만원을 결제한다는 게 선뜻 내키지가 않아, 혹시 더 대안이 없을까? 고민이 됐다. 일본어 할 때도 학습지 하려다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를 시작했던 경험이 있다보니 더 그랬다.

그럼 비소설이나 문법책 종류를 찾아볼까 해서 알라딘을 뒤적거리다 이왕이면 e북으로 사야지~ 하고 검색검색. 그러다 말로만 듣던 <그래머 인 유스>가 e북이 포함된 버전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왼쪽 하단의 마크가 있는 책이 e북이 포함된 책이다

문법책의 왕이라고 하는 그 책. 내가 학교 다닐 땐 이름도 못 들어봤던 책. 내가 고등학생시절 문법은 성문종합영어로 공부(라고는 하지만 처음 몇 장만 봤던)했던 지라 문법책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 싶어서 관심도 안줬던 책이다. 하지만 기억이 났으니 일단 알라딘에서 검색.



와... 정말 놀랐다. 과장이 아니라 깜짝 놀랐다. 이런 책일 줄은 정말 0.1g도 예상을 못했다. 성문종합영어만 생각하다 이 책의 미리보기를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나 고등학생 때 문법책이 이렇게 나왔으면 진심 영어공부 정말 열심히 했을 듯. 지금도 중학영어로 평생을 써먹고 있는데... 참 안타깝기 그지없다.


좌우 한 페이지씩이 한 unit의 시작과 끝


책을 펼쳐보자마자 든 생각은, '하루에 한 장씩만 하라던 학습지들이 이 책을 참고한 걸까?'라는 생각이었다. 

베이직이 113유닛, 인터미디엇이 142유닛, 합쳐서 258유닛.

주5일 공부한다면 52주 동안 총 260일. 만약 하루에 한 장씩 한다면 정확히 1년을 할 수 있다.

거기다 매 유닛 제목 아래엔 아주 짧은 예문과 그 예문을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 일러스트를 첨부하고 있다. 단어가 쉬운 것도 좋았지만 극히 짧은 예문과 일러스트가 직관적으로 문법을 알려주는 게 너무 좋다.

가격적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e북이 포함된 버전으로 구입해도 책 두 권에 5만원 남짓이다. 



결국 학습지는 바이바이하고 바로 주문하려다, e북이 더 싸겠지 싶어서 캠브릿지 북쉘프에 가입하고 앱을 깔았는데... e북만 사는데 24.99달러다. 종이책 포함된 것과 가격이 똑같아! 이유는 모르겠고!

그래서 알라딘에서 종이책으로 구매. 혹시나 모바일 판형일까 약간의 걱정이 있긴 했지만 다행히 종이책과 같은 pdf 판형인데다 책크기가 아이패드프로와 거의 같은 크기다. 

좀 작게 보여도 양면보기도 해보고 싶었는데 북쉘프는 양면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 pc에서도 양면보기가 안된다. 양면보기를 꼭 하고 싶다면 스샷을 찍어서 pdf로 만드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소제목 A와 B에 각각 예문을 읽어주는 플레이 버튼이 있다.

일단 북쉘프로 공부를 해보니 연습문제 푼 다음에 답도 바로 체크할 수 있는 건 매우 좋음. 소제목마다 원어민 음성을 바로 들을 수 있는 것도 편하다.

다만 리피트 기능이 매우 거지같다. 소제목 하나에 예문이 다섯 개라면 예문마다 플레이 버튼이 있는 게 아니라, 위에 보이는 것 처럼 소제목 당 플레이 버튼이 한 개다.
저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앞으로/뒤로 버튼이 새로 생기는데, 다섯 개중 세번째 문장의 연음이 잘 들리지 않아 반복으로 듣기를 원한다면 뒤로가기 버튼을 손으로 눌러서 이동을 한 후, 다시 수동으로 플레이 버튼을 반복적으로 눌러야 한다. 그 세 번째 문장에 리피트를 걸어도 리피트 해주지 않는다. 플레이버튼을 수동으로 계속 눌러가며 들어야한다.

뭐가 꼬여서 이런 지는 잘 모르겠음. 이럴 거면 보기에 좀 번잡스러워도 예문마다 버튼을 각각 만들어주던가. 아님 옛날 방식으로 mp3 cd를 따로 팔던가.



반복해서 듣기가 매우 귀찮게 만들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일상생활하면서 흘려듣기용으로 틀어놓을 수 없다는 것, 두 가지만 빼면 매우 만족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 아이패드 하나만 들고 카페에 가서 공부하기도 너무 좋다. 읽기와 듣기, 문제풀이까지 전부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처음 책을 주문할 때 e북이 포함된 최신판 vs 한글판을 놓고 고민을 하다 역시 최신판이지! 하고 구매를 했는데, 원서긴 하지만 평생을 중학교 때 배운 영어를 돌려쓰며 살아온 나도 어휘에 전혀전혀 부담없이 공부하고 있다. 

하루에 유닛 4개씩만 해야지. 한 달 완독을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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